Читать книгу 용의 숙명 - Морган Райс, Morgan Rice - Страница 13
제4장
Оглавление토르는 숨을 헐떡이며 눈을 깜빡여 눈 앞을 막은 물살을 밀어냈다. 그의 눈과 코와 입 주변으로 물살이 쏟아졌다. 배에서 물길에 휩싸여 미끄러지던 토르는 마침내 목재 난간을 잡았고 안간힘을 다해 그곳에 매달려 가차없이 휘몰아치는 물살을 버텼다. 온 몸의 근육이 후들거렸고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는 토르 스스로도 의문이었다.
토르의 주변으로 부대원들 모두가 그렇게 물살을 버티며 고군분투했다. 매달릴 수 있는 곳에는 모두 매달려 무섭게 휩쓸어가는 물살에 저항했다. 어떻게 해서든지, 모두가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었다.
모든 소리가 물길에 휩쓸려 들리지 않았고 눈 앞을 바로 보기가 어려웠다. 여름 날에도 불구하고 내리는 비는 차가웠고 온 몸을 휘감는 물길은 서늘하기 그지 없었음에도 추위에 떨 수 있는 여유를 누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콜크 사령관은 마치 비의 벽 따위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듯 배 위에 서서 인상을 쓰며 양 손으로 허리를 짚고 있었다. 그는 주변에 크게 외쳤다.
“자리로 돌아가라!” 콜크 사령관이 명령했다. “노를 저어라!”
콜크 사령관은 스스로 자리를 잡고 앉아 노를 젓기 시작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자리에서 미끄러지고 쓸려간 부대원들이 다시 자기 자리를 찾아 돌아왔다. 토르 또한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사력을 다했고 심장이 쿵쾅거리는 걸 느꼈다. 토르의 셔츠 안에 자리잡은 크론은 토르가 배 위에서 미끄러지고 다시 넘어지는 모습을 함께하며 흐느껴 울었다.
토르는 끝끝내 자리로 기어가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았다.
“몸을 묶어라!” 콜크 사령관이 명령했다.
아래를 보니 의자 밑으로 얽히고 설킨 밧줄이 연결되어 있었고 그제서야 그 밧줄의 용도가 이해됐다. 토르는 손을 뻗어 한쪽 손목에 밧줄을 채워 의자에 노와 손목을 단단히 고정시켰다.
꽤 쓸만했다. 토르는 더 이상 미끄러지지 않았고 이내 노를 저을 수 있었다.
토르 주변으로 부대원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함께 노를 저었다. 리스 왕자 또한 토르 앞자리에 착석했다. 배가 앞으로 나아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몇 분이 지나자 비의 벽의 세력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노를 저으면 저을수록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를 맞으며 피부가 타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온 몸의 근육에 통증이 계속 전해졌다. 마침내 빗소리가 가벼워지기 시작했고 토르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는 빗줄기의 세기가 약해졌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하늘 위로 태양이 드리웠다.
눈앞의 광경을 가히 믿을 수 없었다. 화창하게 갠 맑은 날씨였다. 지금껏 토르가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체험이었다. 여전히 함대의 절반에 해당하는 뒷부분은 비의 벽에서 빠져 나오는 중이었고 나머지 앞 부분 절반은 마른 날의 내리쬐는 햇살을 받고 있었다.
드디어 함대 전체가 파랗고 노란 하늘 아래 모습을 드러냈다. 따뜻한 태양이 함대를 내리쬈다. 고요했다. 비의 벽이 빠르게 사라졌고 부대원들은 놀란 나머지 말없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마치 다른 세계로 향하는 커튼을 걷어낸 듯한 느낌이었다.
“휴식!” 콜크 사령관이 외쳤다.
토르 주변으로 부대원들이 일제히 노를 내팽개치고 숨을 고르며 탄성을 내쉬었다. 토르 또한 이들과 마찬가지였다. 온 몸의 근육이 하나도 빠짐없이 후들거렸고 쉴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감사했다. 함대가 새로운 물길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자 토르는 그대로 주저 앉아 숨을 고르며 욱신거리는 근육에 힘을 뺐다.
마침내 어느 정도 체력을 회복한 토르는 기운을 내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봤다. 함대 아래 물속을 내려다보니 물 색이 변해있었다. 밝게 빛나는 붉은빛 바다였다. 기존과는 다른 바다를 항해하고 있었다.
“용의 바다,” 리스 왕자가 토르 뒤에서 물 속을 내려다보며 말을 건넸다. “희생자들이 흘린 피로인해 바닷물이 빨갛다고 들었어.”
토르는 바닷물 속을 바라봤다. 수면위로 거품이 일었고 깊은 곳 어디에선가 알 수 없는 괴물의 형상이 일어났다 금새 다시 가라앉았다. 형체를 확인할 만큼 오랜 시간 머물지 않았지만 토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더욱 깊숙이 고개를 숙이고 바닷속을 관찰할만한 배짱이 없었다.
토르는 몸을 돌려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혼란스러웠다. 비의 벽을 지나자마자 나타난 이곳의 모든 것은 가히 낯설었고 괴리감이 느껴졌다. 대기 중에는 옅은 붉은 빛 안개가 머물렀고, 그런 붉은 빛 안개는 바닷물이 있는 아래쪽에도 머무르고 있었다. 수평선을 바라다보니 수십 개의 작은 섬이 포착됐다. 수 많은 섬들은 마치 수평 선 위의 징검다리처럼 보였다.
바람이 세차게 불자 콜크 사령관이 앞으로 나와 외쳤다:
“돛을 올려라!”
토르는 부대원들과 함께 바로 움직였다. 바람을 정면으로 마주하도록 밧줄을 붙잡고 끌어올렸다. 돛은 바람을 싣고 항해했다. 그 어느 때보다 함대의 움직임이 빨라진 듯 했다. 함대는 섬을 향해 항해했다. 커다란 파도에 흔들거렸지만 파도가 어디서 일어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게 함대는 파도의 움직임을 실었다.
토르는 뱃머리로 이동해 난간에 몸을 기대로 바다를 바라봤다. 리스 왕자가 토르 옆에 다가왔고 반대편에는 오코너가 함께 서있었다. 모두가 나란히 서서 빠른 속도로 향하고 있는 일련의 섬들을 주시했다. 세 사람은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며 그렇게 서 있었다. 토르는 수분이 가득한 바닷바람을 쐬며 휴식을 취했다.
마침내 토르는 함대가 특정한 섬 한 곳을 향해 항해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섬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그곳이 왕의 부대의 목적지라는 확신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안개의 섬,” 리스 왕자가 경탄하며 입을 열었다.
토르는 경외심에 섬을 유심히 관찰했다. 점점 시야에 그 모습이 잡혔다. 바위로 일구어진 험준한 불모지였고 양쪽으로 수 마일 가량 뻗어있는 길고 좁은 말발굽 모양이었다. 해안가에는 커다란 파도가 부서졌고 멀리 떨어진 함대까지도 파도가 부서지는 우르릉 소리가 들려왔다. 파도는 거대한 거품을 일으키며 바위에 부딪혔다. 바위 위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듯한 땅이 있었고 절벽은 수직으로 하늘 높이 치솟아 있었다. 토르는 함대가 어떻게 저 섬에 정박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이 정체 모를 공간에 의아함을 더해주듯, 붉은 빛 안개는 섬을 에워싸고 이슬처럼 퍼져있어 햇살에 반짝거렸다. 이 모든 게 불길한 기운을 풍겼다. 토르는 섬에서 잔혹하고 섬뜩한 기운을 느꼈다.
“사람들이 말하길 저 섬은 수백만 년이나 됐대,” 오코너가 말했다. “링 대륙보다 더 오래된 섬이야. 아주 오래된 섬이지, 심지어 와일즈 왕국보다 더욱.”
“저 섬은 용들의 소유물이야,” 리스 왕자의 곁에서 엘덴이 덧붙였다.
섬을 바라보고 있자니, 하늘에서 두 번째 태양이 솟기 시작했다. 그러나 순식간에 밝게 빛나던 하늘에 해가 지기 시작하며 붉은 보랏빛 노을이 일었다. 토르는 두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해의 움직임이 빠르게 변하는 광경은 처음이었다. 이 곳에서는 태양 외에도 또 무엇이 다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 섬에 용이 살고 있어?” 토르가 물었다.
엘덴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듣기로는 섬 주변에 있대. 저 붉은 안개는 용의 숨결로 만들어진 거래. 섬 주변에서 밤에 숨을 쉬면 바람에 숨결이 타고 날아와 섬을 둘러쌓는 거래.”
순간 토르는 갑작스런 소리를 들었다. 처음에는 낮은 천둥 소지 같았다. 번개처럼 길고 큰 소리에 함대마저 흔들렸다. 여전히 토르의 셔츠 안에 있던 크론은 얼굴을 파묻고 낑낑거렸다.
부대원들 모두가 흠칫 놀랐고 토르 또한 몸을 돌려 주위를 살폈다. 토르는 수평선 어딘가에서 일몰 속에 꺼져가는 불길이 검은 연기 속으로 사라지는 걸 볼 수 있었다. 마치 화산 폭발 같았다.
“용이야,” 리스 왕자가 입을 열었다. “우리는 이제 용의 터전 안에 있는 거야.”
토르는 영문을 모른 채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여기서 안전을 도모하죠?” 오코너가 질문했다.
“너희들은 어디서든 안전하지 않다,” 누군가가 대답했다.
뒤를 돌아본 토르는 콜크 사령관을 보고선 깜짝 놀랬다. 양 손을 허리춤에 둔 채 부대원들 뒤에서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백일 훈련의 요지다. 매일을 죽음의 위협을 받으며 견디는 것. 이것은 훈련이 아니다. 용은 가까이 있으며 용의 공격을 막을 방법은 아무것도 없다. 용이 공격할 가능성은 적다. 왜냐하면 용은 자신의 터전에 있는 보물을 지키는데 더욱 열중할 테니까. 또한 용들은 자신의 보물을 떠나있길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너희들은 용의 울부짖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며 밤에는 용이 내뿜는 불을 목격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용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예측할 수 없다.”
토르는 또 다시 수평선 너머로 일어나는 불길과 낮은 포효 소리를 들었다. 또한 섬에 더욱 가까이 접근하면서 바위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나는 파도를 지켜봤다. 토르는 가파르게 경사진 절벽과 바위를 주시했고, 대체 왜 저 섬의 끝없는 듯 높은 정상까지 올라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함대를 정착시킬만한 장소가 없어 보여요,” 토르가 말했다.
“그럼 너무 쉽겠지,” 콜크 사령관이 대답했다.
“그런 저 섬 위에 어떻게 가나요?” 오코너가 물었다.
콜크 사령관은 악마 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헤엄쳐서 간다,” 콜크 사령관이 대답했다.
순간이었지만 토르는 콜크 사령관이 농담을 던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내 콜크 사령관의 표정을 보며 농담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토르는 침을 꿀꺽 삼켰다.
“헤엄이요?” 리스 왕자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바닷속에는 괴물들이 득실거린다고요!” 엘덴이 외쳤다.
“괴물만 있으면 다행이지,” 콜크 사령관이 설명했다. “저 물살은 매우 위험하다, 저 소용돌이는 너희들을 빨아들이고, 저 파도는 너희들을 들쭉날쭉한 바위로 내팽개치겠지. 또한 바닷물은 매우 뜨겁다. 너희들이 설사 파도를 피해 저 바위를 모두 지나 섬에 당도하더라도 저 높은 절벽을 타고 마른 대지가 있는 절벽의 정상까지 올라가야 한다. 헤엄치다 바다 괴물한테 잡히지 않는다면, 절벽의 정상에 이를 때까지 이 모든걸 겪어야 한다. 새로운 보금자리에 온 걸 환영한다.”
토르는 부대원들과 함께 난간 가장자리에 서서 발 아래로 거품이 이는 바닷물을 바라봤다. 발 밑의 바닷물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체처럼 소용돌이를 일으켰고, 눈 깜짝할 사이에 파도가 거세게 함대를 휘몰아쳐, 흔들리는 함대 위에서 중심을 잡고 서 있기가 더욱 힘들었다. 분노한 물살은 바다를 휘저었고 붉은 물빛은 마치 지옥을 담은 듯 했다. 더욱 최악인 건, 바다 속을 가까이 들여다보자 이곳 저곳에서 바다괴물의 형상이 나타나 긴 이빨을 꽉 깨물고는 다시 깊은 물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마침내 함대는 닻을 내리고 섬을 마주하며 바다 한가운데 정박했지만, 해안가와는 꽤 거리가 떨어져있었다. 토르는 긴장감에 침을 삼켰다. 고개를 들어 섬을 에워싸고 있는 바위를 바라봤고 함대에서 저 바위에 어떻게 해야 도달할 수 있을지 눈 앞이 캄캄했다. 매 순간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더욱 드세져 목청껏 소리를 질러야 서로의 목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토르는 작은 보트 몇 대가 바다 위로 내려지는 장면을 지켜봤다. 몇몇 지휘관들이 보트를 저어 함대 밖으로 300미터 정도를 나아갔다. 부대원들을 태우기 위한 보트가 아니었다. 부대원들이 헤엄쳐 도달해야 할 보트였다.
토르는 이 모든 상황에 속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뛰어내려라!” 콜크 사령관이 명령했다.
처음으로 토르는 두려움을 느꼈다. 이러한 두려움으로 인해 왕의 부대의 일원이자 전사로서의 자격이 부족해지는 건 아닌지 궁금했다. 전사란 자고로 어떤 상황에서든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야 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토르는 잔뜩 겁을 먹은 스스로의 모습을 인정해야 했다. 토르는 두려워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실망스러웠고, 당당한 모습으로 상황을 마주하길 바랬다. 그럼에도 토르는 두려울 뿐이었다.
주변을 살피자 자신과 똑같이 잔뜩 겁먹고 긴장한 부대원들의 모습에 토르는 안도할 수 있었다. 토르 곁의 모든 부대원들은 난간에 바짝 붙어 서서 공포에 몸이 굳은 채 바닷물을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특히 한 부대원이 너무 긴장한 나머지 온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방패 훈련에서 겁을 먹었던 그 부대원이었다. 벌칙으로 훈련장을 뛰어야 했던 바로 그 부대원이었다.
콜크 사령관 또한 그 부대원의 두려움을 감지했다. 그래서인지 보트를 해당 부대원 쪽으로 이동시켰다. 거센 바람이 콜크 사령관의 머리카락을 모두 헝클어뜨렸지만 콜크 사령관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듯 보였다. 세찬 바람에 인상이 찌푸려졌지만 그는 언제든지 자연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된 듯 했다. 콜크 사령관은 두려움에 질린 그 부대원에게 가까이 다가가 인상을 깊게 썼다.
“뛰어 내려라!” 콜크 사령관이 소리질렀다.
“못합니다!” 겁에 질린 부대원이 저항했다. “전 못해요! 안 할거에요! 전 수영할 줄 모릅니다! 집에 데려다 주세요!”
콜크 사령관은 부대원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부대원은 난간 뒤로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콜크 사령관은 부대원의 뒷덜미를 잡아 허공으로 들어올렸다.
“그렇다면 이제 수영을 배워야겠지!” 콜크 사령관이 사납게 대답했다. 토르는 두 눈을 의심했다. 콜크 사령관은 겁에 질린 부대원을 함대 아래로 던져버렸다.
겁에 질린 부대원은 비명을 지르며 허공을 갈라 부글부글 거품이 이는 바닷물에 빠졌다. 커다란 첨벙 소리와 함께 물이 사방으로 튀었고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고 허우적거리며 헐떡거렸다.
“도와주세요!” 물 속에 빠진 부대원이 외쳤다.
“왕의 부대의 첫 번째 규칙이 뭐지?” 콜크 사령관이 살려달라는 부대원을 외면한 채 나머지 부대원들에게 고개를 돌리며 외쳤다.
토르는 그에 대한 답을 잘 알고 있었지만 물 속에 빠진 부대원에게 신경이 쓰여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도움이 필요한 동료를 돕는 것입니다!” 엘덴이 외쳤다.
“그럼 저 부대원은 도움이 필요한가?” 콜크 사령관이 물 속의 부대원을 가리키며 반문했다.
바다 속 부대원은 물에 잠겼다 올라오기를 반복하며 물 밖으로 손을 뻗었다. 나머지 부대원들은 모두 난간 위에 서 있었다. 바닷물에 뛰어들기엔 모두 너무 두려울 뿐이었다.
그 순간 토르에게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물 속에 빠진 부대원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는 순간, 다른 모든 것들이 사라졌다. 토르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았다.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조차 못했다. 죽음의 바다, 바다 괴물, 성난 파도, 이 모든 것들이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토르가 생각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다.
토르는 난간에 올라 무릎을 구부렸고,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붉은 바닷물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공중에 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