Читать книгу 명예의 눈물 - Морган Райс, Morgan Rice - Страница 15

제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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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의 정상에서 말에 앉아 있는 토르의 곁에는 부대원 친구들과 크론이 함께 있었다. 토르는 눈 앞에 펼쳐진 믿지 못할 광경을 바라봤다. 시선이 닿는 모든 곳에 엄청난 병력의 맥클라우드 병사들이 말을 타고 토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토르 일행은 그렇게 함정에 빠졌다. 포그 지휘관이 분명 목적을 가지고 이들을 이곳으로 인도한 게 분명했다. 그가 이들을 배신한 것이었다. 그러나 도대체 왜 그랬단 말인가?

토르는 침을 꿀꺽 삼키며 눈 앞에 닥친 죽음의 위기를 바라봤다.

맥클라우드 왕가의 병사들이 크게 함성을 지르며 토르 일행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그들은 불과 몇 백 미터 거리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부대원들이 정상에 오르자 빠르게 접근했다. 재빨리 뒤를 돌아 봤지만, 토르 일행을 지원해줄 병력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완전히 고립된 상황이었다.

토르는 이곳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 외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 작은 언덕에서, 오랫동안 버려진 유적지가 있는 이 곳이 바로 토르가 죽을 자리였다. 토르 일행에게 승산은 없었다. 토르와 부대원들이 저 많은 맥클라우드 왕가의 병력을 무찌를 방법이라는 게 존재할 리가 만무했다. 어차피 죽을 바에는 진정한 전사로서 정의롭게 싸우다 죽고 싶었다. 왕의 부대에서 훈련을 하며 명예로운 죽음이란 무엇인지 확실하게 깨우친 토르였다. 도망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눈 앞에 닥친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토르는 고개를 돌려 부대원 친구들의 얼굴을 살폈다. 그들 또한 토르처럼 공포에 질려 창백한 얼굴이었다. 그들도 토르와 똑같이 죽음을 예상한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용감하게 죽음에 맞서기로 한 모습이었다. 토르 일행이 탄 말들이 겁에 질려 이리저리 움직였지만 부대원들은 그 누구도 주춤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켰고 그 누구도 도망가려 하지 않았다. 부대원들은 하나의 공동체였다. 친구 그 이상이었다. 백일 훈련을 함께 받으며 토르와 친구들은 어느덧 형제애로 뭉치게 됐다. 부대원들 모두가 서로의 곁을 지켰다. 모두가 자신의 명예를 지키겠다는 맹세를 마친 부대원들이었다. 그리고 부대원들에게는 비루하게 목숨을 구하는 것보다 명예가 더 중요했다.

“친구들이여, 우리 앞에 전쟁이 펼쳐질 거야.”리스 왕자가 천천히 말을 뱉으며 검을 꺼내 들었다.

토르는 허리춤에서 새총을 꺼냈다. 맥클라우드 왕가의 군대가 근접하기 전 최대한 많은 적군들을 쓰러뜨리기 위함이었다. 오코너는 짧은 창을 꺼냈고 엘덴은 투창을, 콘발은 헤머를, 콘벤은 창살을 꺼냈다. 토르와 안면이 없는 다른 부대원들도 각각 검과 방패를 꺼내 전투에 대비했다. 긴장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토르 또한 두려움을 느꼈다. 천둥번개 같은 말발굽 소리가 울려 퍼지고 하늘을 찌르는 듯한 맥클라우드 왕가의 병사들의 기합소리가 울리자 마치 엄청난 천둥이 토르 일행을 향해 달려드는 것 같았다. 적에게 맞설 전략이 필요했다. 그러나 병법이라곤 아는 게 없었다.

토르의 곁에 있던 크론이 으르렁거렸다. 그런 크론의 모습에 토르는 깊은 영감을 받았다. 크론은 지금껏 위기 앞에서 한번도 도망가거나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크론은 털을 잔뜩 세우고 으르렁거리며 혼자서 모든 병사들을 상대할 기세로 점점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토르는 크론이야말로 진정한 전쟁의 협력자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다른 병사들이 우릴 지원하러 와줄까?” 오코너가 물었다.

“제 시간에 오긴 힘들 거야.” 엘덴이 대답했다. “포그 지휘관이 우릴 함정에 빠뜨렸어.”

“그렇지만 왜 그런 거지?” 리스 왕자가 물었다.

“잘 모르겠어요.” 토르가 말을 타고 앞으로 나서며 대답했다. “그렇지만 그가 그런 이유가 저 때문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요. 누군가 제가 죽길 바라는 것 같아요.”

부대원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토르를 바라봤다.

“왜?” 리스 왕자가 물었다.

토르는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토르 또한 알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토르는 이 모든 것이 선대 맥길 왕의 암살과 관련된 왕실의 음모로 인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다. 가장 의심이 가는 인물은 개리스 왕이었다. 아마도 그가 토르를 위험 인물이라 판단한 듯 보였다.

토르는 부대원 친구들까지 위험에 빠뜨리게 한 사실에 큰 죄책감을 느꼈다. 그러나 지금 토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가만히 죽음을 기다릴 수는 없었다. 오히려 가장 먼저 선제 공격에 나서 적들의 시선을 교란해 나머지 부대원들이 도망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고 싶었다. 어차피 죽을 운명이라면, 겁먹지 않고 명예롭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었다.

속으론 많이 떨었지만 겉으론 태연하게 보이려 최대한 애를 썼다. 토르는 부대원들을 두고 더욱 앞으로 전진하며 달려나가 토르 일행을 향해 달려오는 병사들을 향해 달렸다. 토르 옆에는 크론이 바짝 붙어 달렸다.

토르의 뒤에서 부대원들의 기합소리가 들렸다. 모든 부대원 일행이 전속력으로 질주해 토르 뒤를 바짝 쫓으며 전진했다. 부대원 일행은 토르와 불과 20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 모두가 기합 소리를 질러대며 전속력으로 전쟁을 향해 달렸다. 토르는 계속해서 선두에서 달려나갔고, 부대원들의 지원이 든든하게 느껴졌다.

토르의 맞은편에는 맥클라우드 왕가의 선발대 병사들이 전속력으로 토르에게 돌진하고 있었다. 약 50여명 정도 돼 보였다. 100미터 정도의 거리에서 빠르게 토르를 향해 달려왔다. 토르는 새총을 꺼내 돌을 장착하고 목표물을 정해 신속하게 날렸다. 토르의 목표물은 가장 리더로 보이는 듯한 큰 체구의 은색 흉갑을 두른 병사였다. 토르는 목표물을 정확하게 맞췄다. 토르는 새총으로 상대편 병사의 갑옷 바로 위로 드러난 목 부분을 맞췄고 가장 선두에서 달려오던 병사는 말에서 떨어져 바닥 위를 굴렀다.

그가 떨어지는 동시에 그의 말도 함께 바닥에 굴렀고 그 바람에 그의 뒤에서 달려오던 수십 명의 병사들이 타고 있던 말이 서로의 발에 걸려 서로 부딪히며 다 함께 한데 엉켜 땅 위를 나뒹굴었다.

맥클라우드 병사들이 어떻게 손을 쓰기도 전에 토르는 다시 한번 새총을 장착해 목표물을 향해 날렸다. 이번에도 한치의 빈틈도 없는 명중이었다. 토르는 또 다른 리더로 보이는 병사의 관자놀이를 정확하게 조준했고 새총에 맞은 병사가 쓰러지며 그 뒤를 따르던 나머지 병사들도 도미노처럼 일제히 말에서 떨어져 바닥을 굴렀다.

선두로 나선 토르의 뒤에서 상대편 병사들을 향해 투창과 창이 날아갔고 이후 해머와 창살이 날아갔다. 토르는 뒤에서 달려오는 부대원들이 적군을 향해 함께 공격해주며 토르를 지원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부대원들은 모두 결의가 대단해 보였다. 부대원들이 던진 무기는 맥클라우드 왕가의 병사들을 맞혔고 몇몇 병사들이 말에서 굴러 떨어지며 그들 뒤에서 전속력으로 질주하던 다른 병사들마저 그들에게 길이 막혀 제각각 말에서 떨어졌다. 그 덕분에 눈 앞에는 엄청난 먼지 바람이 일어났다.

그러나 맥클라우드 왕가의 군대는 막강하기 그지 없었다. 이번엔 그들이 반격에 나섰다. 토르와 적군과의 거리가 30미터 정도로 좁혀졌을 무렵 맥클라우드 왕가의 병사들은 토르를 향해 갖가지 무기를 던지며 공격에 나섰다. 해머가 날아오자 토르는 고개를 숙였다. 다행히 찰나의 순간에 해머가 토르의 오른 쪽 볼을 아슬아슬하게 비켜 지나갔고, 윙 하는 소리가 바로 그의 귓가를 세게 스치며 지나갔다. 눈앞에서 날아오는 창을 피해 토르는 신속히 몸을 숙였다. 창 끝이 갑옷을 조금 뜯고 지나갔지만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창살이 토르의 얼굴을 향해 정면으로 날아오자 토르는 방패를 들어올려 날아오는 창살을 막았다. 창살이 그대로 방패에 박혔고 토르는 방패를 내리고 손을 뻗어 방패에서 창살을 뜯어 다시 적군에게 창살을 날렸다. 토르가 던진 창살은 적군의 갑옷을 뚫고 그대로 가슴에 박혔다. 창살을 맞은 적군은 소리를 지르며 말에서 떨어져 그대로 즉사했다.

토르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고 죽을 각오와 함께 적군의 어마어마한 병력 속으로 돌진해 들어갔다. 토르는 어마어마한 기합 소리와 함께 검을 빼 들어 크게 함성을 질렀다. 토르의 뒤로 부대원 친구들이 함께하며 모두가 큰 소리로 죽을 각오를 하듯 크게 함성을 외쳤다.

무기가 부딪히며 울리는 쩌렁쩌렁한 소리와 함께 엄청난 충격이 느껴졌다. 수염이 덥수룩한 거구의 전사가 토르를 향해 달려들어 양 손의 도끼를 공중으로 처 들어올린 뒤 토르의 목을 겨냥하며 힘껏 내리쳤다. 토르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도끼를 피해 허리를 숙이는 동시에 적군의 배를 검으로 베었다. 적군은 그대로 비명을 지르며 말에서 떨어졌고 그의 양 손에 쥐어있던 도끼는 공중으로 날아갔다. 공중으로 날아간 도끼는 다른 맥클라우드 병사가 타고 있던 말을 내리 찍었고 그 덕에 말에 타고 있던 병사가 말에서 떨어지며 다른 병사들의 진로를 방해했다.

토르는 계속해서 엄청난 병사들이 포진해있는 적군들의 무리 속을 파고들었다. 눈 앞을 막고 있는 수백 명의 병사들을 가르며 그들이 겨누는 칼날과 도끼와 철퇴를 막고 피하며 반격하면서 다시 검으로 적군들을 찌르고 다시 몸을 숙여 공격을 막아내는 동시에 앞으로 돌진했다.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토르는 너무 민첩하고 너무 날쌨다. 어마어마한 병력의 군대임에도 불구하고 맥클라우드 병사들은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며 돌진하는 토르를 막아내지 못했다.

토르가 돌진하는 곳곳마다 금속이 부딪히는 어마어마한 소리가 들렸다. 곳곳에서 토르를 향한 강력한 무기들이 날아들었고 토르는 방패를 들어올리고 검을 휘두르며 모든 공격을 하나하나 막아냈다. 그러나 그 많은 공격을 모두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적군이 휘두른 검이 토르의 어깨를 스쳤다. 피가 흘러나왔고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비명이 절로 나왔다. 천만 다행으로 검은 살짝 스쳐 지났을 뿐이었다. 부상은 심하지 않았다. 그 정도 부상에는 끄떡도 없었다. 토르는 계속해서 반격에 나섰다.

맥클라우드 병사들에게 둘러싸인 토르는 양 손으로 적군들의 공격을 막아내며 반격했고 부대원들이 토르 편에 서서 함께 공격하자 이내 적군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맥클라우드 병사들이 토르 외에 다른 부대원들을 상대하며 무기가 부딪히는 소리는 더욱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검과 방패가 부딪히고 창이 말을 찌르고 투창이 적군의 갑옷을 뚫으며 곳곳에서 혈투가 벌어졌고 사방에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부대원들은 유리한 지점에 있었다. 민첩함으로 무장한 10명의 소규모 부대원들은 거대한 적군들의 한 가운데 심장부에 위치해 있었다. 정 중앙에 부대원 일행을 놓고 맥클라우드 병사들이 이들을 둘러쌓고 있었다. 결국 서로가 서로를 막아서는 형국으로 맥클라우드 병사들은 수 많은 병력에도 불구하고 한번에 다같이 부대원 일행을 공격할 수가 없었다. 토르는 한번에 두 명 또는 세 명의 적군들을 상대했다. 적군들이 서로를 막고 있어 그 이상의 공격은 없었다. 토르의 뒤로는 부대원들이 주둔하여 뒤에서 공격하는 적군들을 막아주고 있었다.

한 병사가 토르가 다른 병사들과 전투를 벌이는 틈을 타 토르의 머리 위로 철퇴를 휘둘렀지만, 때마침 크론이 으르렁거리며 병사를 공격했다. 크론은 높이 뛰어올라 적군의 팔을 물어 뜯어 사방으로 적군의 피가 흩어졌다. 그 덕분에 적군이 휘두른 철퇴는 방향을 잃고 다른 곳으로 향했고 다행히 토르의 머리는 무사할 수 있었다.

정신 없이 싸우다 보니 적군과 맞서고 적군을 베고 사방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피해내는 모든 장면이 흐릿하게 느껴졌다. 토르는 자신이 가진 모든 기술을 총 동원해 공격을 막았고, 다시 반격에 나서고 틈틈이 다른 부대원들을 도우며 동시에 스스로를 방어했다. 본능적으로 그간 습득해 온 모든 훈련 기술을 발휘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곳에서 이뤄지는 공격을 막아내는 기술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기술들이 이미 토르의 몸에 베어 있었다. 왕의 부대는 훌륭하게 부대원들을 훈련시켰다. 어느덧 이 전쟁이 익숙해져 가며 적응해버린 토르였다. 두려움은 여전히 마음 속에 남아 있었지만, 그 두려움에 휩싸이는 대신 스스로의 공포를 자제하고 조종할 수 있었다.

토르는 계속해서 적군과 대결했다. 계속되는 싸움에 서서히 양쪽 팔의 움직임이 무거워졌고 어깨에 통증이 더해졌을 무렵, 콜크 사령관이 전해줬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너희들의 적들이 절대 너희들의 방식으로 공격할거라 착각하지 말거라. 그들은 그들의 방식으로 싸운다. 너희에겐 전장이지만 그들에겐 다른 의미일 수도 있다

순간 토르는 작은 키에 어깨가 넓은 적군이 양 손에 돌기가 있는 쇠사슬을 높이 들고 뒤에서 리스 왕자를 향해 돌격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리스 왕자는 상대 적군을 보지 못했다. 순식간에 리스 왕자의 목숨이 날아갈 판국이었다.

토르는 재빨리 말에서 뛰어내려 공중으로 몸을 날렸고 적군이 왕자의 목에 쇠사슬을 감지 직전 서둘러 그를 가격했다. 적군은 말과 함께 바닥으로 엎어지며 토르와 함께 바닥을 뒹굴었다. 토르는 그대로 계속해서 바닥 위를 굴러갔다. 토르 주변으로 바람이 휘몰아쳤고 곳곳에서 말들이 발을 굴렀다. 토르는 떨어진 적군을 놓지 않고 땅에서 계속 제압했다. 상대편 적군이 엄지를 치켜들고 토르의 눈알을 파내려는 찰나, 토르는 새 울음 소리를 들었다. 이내 어디선가 에스토펠레스가 날아와 적군의 눈을 발톱으로 할퀴었다. 적군은 눈을 감싸며 비명을 질렀고 토르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팔꿈치로 적군을 가격해 그를 쓰러뜨렸다.

적군을 무찔렀다는 안도감을 느낄 겨를도 없이 누군가가 토르의 복부를 세차게 가격하는 바람에 토르는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 고개를 들어보니 적군 한 명이 양 손에 도끼를 쥐고 토르의 가슴을 향해 휘두르고 있었다.

토르는 재빨리 몸을 돌려 피했고 토르를 향해 날아오던 도끼는 아무런 소득 없이 허공을 갈랐다. 죽기 일보직전의 순간이었다.

때마침 크론이 토르를 공격하던 적군에게 달려들었다. 크론은 공중으로 뛰어올라 송곳니로 적군의 팔꿈치를 물었다. 적군은 손을 뻗어 몇 번이나 크론을 세게 내리쳤지만 크론은 꿈쩍도 않고 버티며 깨문 팔꿈치를 절대 놓지 않았고 결국엔 적군의 팔꿈치 살점이 크론과 함께 떨어져 나갔다. 적군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적군은 다시 일어나 크론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토르가 재빨리 나서 방패로 적군의 검을 막아냈다. 방패를 쥔 손에 일어난 엄청난 타격의 충격이 토르의 온 몸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크론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방패를 뻗어 크론을 방어한 토르 자신은 무방비 상태였다. 그때 말을 탄 또 다른 병사가 토르에게 달려가 말로 토르를 밟았다. 말발굽에 얼굴을 밟힌 토르는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짓누르는 말의 발길에 온 몸의 뼈가 부서져 나가는 듯 했다.

곧이어 더 많은 병사들이 말에서 내려 토르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말에서 내려온 건 큰 실수였다. 다시 말에 올라탈 수가 있다면 무엇이든지 하고 싶었다. 바닥에 쓰러진 토르는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주변을 살폈지만 다른 부대원들도 모두 적군에 맞서느라 정신 없는 모습이었다. 부대원들은 점점 기세가 꺾이고 있었다. 토르와 일면이 없던 부대원 한 명이 엄청난 비명을 외쳐댔다. 돌아보니 적군의 칼이 그의 가슴을 꿰뚫었고 칼에 찔린 부대원은 말에서 떨어지며 그대로 사망했다.

일면이 없던 또 다른 부대원이 사망한 부대원을 돕기 위해 급히 달려와 부대원을 죽인 병사를 창살로 찔렀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또 다른 적군이 뒤에서 달려들며 검으로 그의 목을 베는 바람에 해당 부대원은 고통으로 신음하며 말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토르에겐 6명의 적군들이 달려들었다. 한 병사는 검을 들어 토르의 얼굴을 향해 검을 내리쳤다. 토르는 방패를 높이 들어 그의 검을 막았고 그와 동시에 귓가에 금속이 부딪히는 쩌렁쩌렁한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러나 순식간에 토르의 측면에서 한 병사가 토르의 손을 발로 차 토르가 쥐고 있던 방패를 멀리 내팽개쳐버렸다.

또 다른 병사는 토르의 손목을 발로 밟아 토르를 바닥에 고정시켰다.

그 옆에 있던 병사가 때맞춰 창을 높이 놀려 토르의 가슴을 향해 청을 내리 꽂았다.

토르는 재빨리 몸을 돌렸고 크론이 창을 내리꽂는 병사에게 달려들어 그를 넘어뜨렸다. 그러나 다른 병사가 곤봉을 휘두르며 크론을 세게 가격하자 크론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대로 쓰러져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았다.

다른 병사가 토르를 향해 달려와 토르의 눈앞에서 잔뜩 찌푸린 인상으로 삼지창을 들어올렸다. 그러나 토르를 도와줄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병사는 토르의 얼굴을 향해 정면으로 삼지창을 내리 꽂았다. 토르는 적군에게 붙잡혀 바닥에 고정된 체 무방비 상태로 적의 공격을 받아야 했다. 지금 이 순간이 생애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명예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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